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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팝콘 그리고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살았던 여인 민자영



제목: 불꽃처럼 나비처럼
원작: 야설록 <불꽃처럼 나비처럼>
감독: 김용균
배우: 수애, 조승우, 천호진, 최재웅, 김영민
개봉: 2009년 9월 24일
홈피: http://www.minjayoung.co.kr/



이 영화를 보기전...

너무 멜로적으로 전개되면 어쩌나... 자칫 팩션영화로써 역사적 왜곡으로 이어져 너무 반감되면 어쩌나...
이미 뮤지컬로 드라마로... 특히 짧지만 강렬했던 뮤직비디오로도 이야기가 많이 되었는데...
그 이상의 이야기가 있을까...? 지루할텐데...
하는 많은 사심들을 안고 시사회에 참석하게 되었었습니다.




영화 시작전 감독과 배우들의 무대인사가 있었습니다.
수애씨가 입장하자 저를 비롯해서 여기저기에서 우와~ 하고 환호성이 쏟아지더군요...^^;;
왼쪽부터 김용균 감독, 수애, 김영민(고종), 최재웅(뇌전) 씨가 오셨는데요...

아쉽게도... 조승우씨는 현재 군복무중이시라 못왔더라구요...
조승우씨가 군입대전 마지막으로 찍은 영화이기도 한데요...
영화속에선 민자영을 지켜주었지만... 지금은 나라를 지키고 계시군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천호진씨도 제가 좋아하는 배우중 한분이신데... 못뵈서 아쉽네요...



"불꽃처럼 나비처럼" 좋았던 점

- 민자영 역에 수애씨를 캐스팅한 것은 굿캐스팅!! <== 사심가득... 네 맞습니다^^;

- 인상깊은 액션,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타이밍에 적절히 배치된 수준급 액션 씬들이 눈을 사로 잡는다
  특히, 나룻배에서의 무명(조승우)와 뇌전(최재웅)의 검액션장면은 상당히 스타일리쉬하면서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으로 적절히 버무려진 재밌는 에피소드
  그당시 각국 통역사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서양문화에 호기심 많았던 민자영이 코르셋을 입었다면...? 최초 전깃불은?

-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닮은 영상미학!!
  무명과 민자영이 나룻배로 바다를 보러 가는 장면에서 우리나라에 저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들이 나오는데..
  알고보니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우포늪이란 곳과 천연기념물인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마치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찍고 온듯한 그동안 볼수 없었던 우리나라의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겠다.




"연기처럼 날타리처럼" 아쉬운 점

- 황후가 될 민자영과 천민 무명의 만남과 어투는 영화적 상상을 고려하지 않으면 이해되기 어렵다
   역사적 사실만 놓고 본다면 전혀 납득될 수 없는 두사람의 이야기들이 얼마나 공감을 이끌어 낼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무명과 민자영이 산속으로 피신하여 겪게 되는 상황연출은 좀 과하다 싶을정도...
   게다가 한낱 무사가 황후의 탈의실에서 두눈 똑바로 뜨고 지켜본다는건...;;;

- 힘빠지는 1:10000 광화문 결투, 흥선대원군이 되돌아간 까닭은?
   고종이 친정을 선포하여 실각하게 된 대원군이 군사를 이끌고 광화문으로 들어서자 무명 혼자서 대적하게 되는데...
   과정도 이해되지 않지만... 웬지 이연걸의 <영웅> 한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설마 혼자서 만명을 모두 쓰러뜨리는... 홍콩영화의 백미...!? (만화)그림같은 액션이 나오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한 상황에...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순순히 물러나 주시는... 다소 힘빠지는 장면은... 웬지 내용과는 상관없이 대군 스케일을
   보여주고 싶었던 의도된 CG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 역사적 흐름을 느낄 수 없는 배경과 관점
  민자영이 황후가 될때가 17세쯤인거 같은데... 황후가 되어 을미사변이 일어나는 시점이 마치 1,2년사이에 일어난것 같았다.
  아무리 팩션영화라고 하지만, 역사적 흐름이 느껴지지 않고 진행되는 사건들은 영화보는 재미와 이해를 반감시킨다.

  민자영이 황후가 된 이후 연출되는 장면들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초콜렛을 먹고 담배를 펴보며 경험해 보지 않고 무조건 서양
  문화를 막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정도의 정치색을 나타낼 뿐... 그 어디에도 우리가 알고 있던 명성황후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게다가 17세의 민자영에서 을미사변이 일어나는 시점까지 진행되면서도 30여년의 세월이 무색하리만큼 변화된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너무 멜로적 관점으로만 이끌어간게 아쉽게 느껴진다.



불꽃처럼 화려한 액션과 나비처럼 가벼운(?) 사랑이야기
이 영화는 명성황후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민자영이라는 한 여인과 그를 사랑한 한 무사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사랑 이야기
라고 가볍게 생각하면 될것 같다. 역사적 잣대를 들이대면 보기에 불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믿고 싶지 않을만큼 참혹한 사건을 당했던 명성황후를 차라리 이렇게라도 지켜주고 싶었을지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녀를 끝까지 지켜주려고 했던 무사가 있었노라고... 그래서 외롭지 않았노라고... 그런 사랑을 했던 여인이었노라고..
가볍게(?) 재조명함으로써 한나라의 국모로서 당했던 역사적 사건이 아닌 한여인의 이루어질수 없었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로 순화시켜 애써 위로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따라서,
역사적 관점으로 보지마시고 불꽃처럼 화려한 액션과 나비처럼 가벼운(?) 사랑이야기로만 보시면 슬픈멜로 영화가 되시겠다.



"불꽃처럼 나비처럼" 흥행예감지수








덧1) "장충단"하면 여러분은 어떤게 떠오르세요...?

     장충단공원... 장충체육관... 장충동왕족발... 이런게 연상되어 떠오르실겁니다... 저도 그렇구요...
     그런데, 알고보니 장충단은 고종이 을미사변때 순국한 훈련대장 홍계훈과 그의 병사들을 위해 지은 제단이라더군요
     그리고 무명(조승우)이 바로 홍계훈 장군을 모티브로 탄생시킨 인물이라고 합니다.

덧2) 그동안 썼던 리뷰와는 좀 다르게 성의(?)있게 써봤네요...^^;;
       되도록이면 스포없이 영화를 본 느낌만 전달하려고 써왔는데요... 좀 성의있게 써보라는 XX의 권유에 따라;;;
       이런식으로 쓰면 오히려 독이 될것 같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