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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팝콘 그리고 영화

로빈후드라 쓰고 로빈 롱스트라이드라 읽는다?



제목: 로빈후드(Robin Hood)
등급: 15세이상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러셀 크로우, 케이트 블란쳇, 마크 스트롱, 막스 폰 시도우, 윌리엄 허트
개봉: 2010년 5월 13일
링크: http://www.robinhood2010.kr/


로빈후드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은 아마 거의 없을텐데요...
아마도 리들리 스콧, 러셀 크로우의 조합이 아니면 그 누구도 이 영화에 대해서 관심갖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난 5월12일 개막된 제63회 칸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만 보더라도 이 두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분명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로빈 롱스트라이드?

전혀 다른 로빈후드 이야기라는 전제로 떠올려 볼수 있었던 제 나름대로의 추측은 최근들어 영웅비틀기(?)의 연장선상에서 볼수 있는 영웅주의를 벗어난 인간 로빈후드 이야기거나 로빈 후드의 탄생비화(?)정도였습니다.
물론 후자에 가까운 스토리로 예상했던바와 어느 정도는 근접하긴 했습니다만...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 내내 이어질줄은 몰랐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이 영화가 끝날쯤에야 비로소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의 로빈후드를 만날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로빈후드 하면 떠오르는게 신의 경지에 가까운 활솜씨인데요... 실력있는 궁사였다는 설정과 몇몇 장면에서 활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주긴 합니다만... 이전에 봤던 그런 놀라운 솜씨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후 셔우드 숲속으로 들어가 활솜씨를 갈고 닦았나 봅니다.


따라서, 이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로빈후드의 전혀 다른 이야기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조금 낯설긴하지만 로빈 롱스트라이드라는 본명이 있다는 것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과 함께 숲으로 들어가게 되므로 해서 로빈후드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가장 흥미로웠던 캐릭터는 마리안이었습니다. 로빈후드가 좋아하던 여자로만 알고 있던 캐릭터였는데...;;
분명코 그 어떤 캐릭터들의 재해석보다 월등하다고 하겠습니다... 잔다르크도 울고 가겠더라구요...!


의적에서 영웅으로...

로빈후드역을 러셀 크로우가 맡았다는건 제 생각엔 어울리지 않는 궁합이었다고 봅니다. 저를(?) 의식해서인지 10kg이나 감량도 했다고 하던데요...
사실 러셀 크로우는 누가봐도 장군감이지 평민의 궁사였다는 설정은 웬지 어울리지 않아보입니다. 궁사는 날렵해보여야 한다는 것은 저만의 선입견일지도 모르겠지만요...;;

리들리 스콧감독도 그것이 찜찜했는지 활쏘는 장면보다는 말타고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더 많이 연출했더군요...^^;
물론 이 영화의 백미인 스펙터클한 해상 전투씬에서의 분노의 활시위 한방은 역시 로빈후드구나 하고 깨닫게도 해주지만요

그러다가...
내친김에 의적 이미지도 훌러덩 벗기고 영웅으로 만들어주려고 작정을 했나 봅니다.
기억에 남을만한 연설도 아니었는데 영주들이 따르고... 다같이 힘모아 승리했음에도 뜬금없이 로빈후드를 연호하는건...
존 왕을 충분히 화나게 할만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게 러셀 크로우였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는건 어쩔수 없는 고백될것 같습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의적 로빈후드는 없고 영웅 로빈 롱스트라이드만이 제 머리속에 남을것 같습니다.


로빈 롱스트라이드 그후...

서두에 말씀드린대로 이 영화가 끝날쯤되어서야 우리가 알고 있는 로빈후드의 모습이 그려지게 되는데요...
속편이라도 나올것이란 기대는 안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만...
혹시 누가 알겠습니까?
에이리언이 4편까지 나왔듯 새로운 로빈후드이야기가 계속해서 만들어질지... 

로빈 롱스트라이드가 셔우드 숲으로 들어가 살게 되면서 살도 빠지고 활솜씨가 일취월장하게 되는 이야기를 2편에서 만들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