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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입고,먹고,가보니

반딧불이 보러 공동묘지에?




지난 주말에 2009 시우리 반디맞이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요즘은 쉽게 볼 수 없는 반딧불이를 볼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성연이보다 더 설레였습니다...<== 블로거라면 왜그런지 아실듯;





이번 행사는 남양주 YMCA 에서 주관하였으며,
시우리의 시우분교터(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 120-1번지)에 행사장이 마련되었습니다.




행사장 입구에서 들어서자마자 바로 눈에 띄는 광경!!
요즘 신종플루 때문에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닌데 바람직하게도 입장하는 모든 관람객들에게 소독을 실시하더군요...
그런데...
행정안전부 지침에 의하면 전국 지방 자치단체에서 계획중인 각종 축제와 행사들을 원칙적으로 취소하라고 했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2009 부천무형문화 엑스포가 전면 취소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리더군요...;;;
아무쪼록 우리모두가 적극적이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잘 극복해야할것 같습니다!!




순수공간
이란 곳에서 협찬해주신 플루건(FLUGUN)이란 것인데요... 무색무취무독성의 안전한 소독도구라고 하더군요...
찝찝하기보다는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 들더군요^^






행사장이 옛 시우분교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규모가 엄청 아담하더군요...^^;
생각보다 규모도 작고 프로그램도 몇개 없어서 약간은 실망스럽더라구요...;;;
하지만 성연이는 신이나서 이거할래 저거할래 설레발을 치더군요...;;;




가기전에 아내가 구해온 쿠폰으로 반디 흙공예체험을 했습니다.
처음엔 발자국 표본만들기를 했는데 공룡발자국이 없었기에... 성연이는 오로지 공룡뿐입니다...^^;;
무당벌레사슴벌레를 만들었습니다.




아참, 이곳에 오고보니... 동네사람들 다 만나게 되더군요^^;
워낙 좁은 지역에 살다보니...ㅋㅋ
그래도 놀이터에서 또래 친구들과 잠깐 놀다가 다시 각각의 체험장으로 흩어졌습니다.




그나마 제일 인기있던 반딧불이 생태원...
10여분 기다리다가 입장 했는데... 실내가 더운건 둘째치고... 아 뭐랄까...;;
그런데, 알고보니 겉에 그려진 그림이며 반딧불이 생태원을 만든게 동네분들과 아이들이라는 말에 정성은 느껴졌습니다^^





요게 반딧불이 유충입니다^^






요건 반딧불이 애벌레인데 신기하게도 애벌레일때도 엉덩이 부분에서 불빛이 난다더군요...
아쉽게도 실제로 볼수는 없었구요... 게다가 한마리는 이미 죽었더라구요... 성연이는 얘는 누워서 자네...^^;;






행사장 한쪽에서는 저녁때 있을 재즈 공연무대를 설치하느라 바쁘더군요...
아쉽게도 재즈공연은 못봤네요...;;




이번 반디맞이 축제에서 가장 아쉬운건...
빈약한 체험프로그램도... 반딧불이 생태원도 아닌... 쉴만한 장소가 없었다는 것입니다...-,.ㅡ;
그렇다보니... 만들기체험을 할때도 그냥 서서하거나...신문지를 깔거나... 경운기 위에서 하거나... 게다가 그늘도 없고...
천막은 행사 진행자들이 앉아있는 곳에만 세워져 있었구요...
아무리 동네축제라지만... 너무 어설펐습니다...;;




인형극도 있었는데요...
소리가 전혀 안들려서 무슨 내용인지 알수 없겠더군요...;;;




성연이가 만든 공룡과 곤충새(?)....





공룡앞발의 티테일을 보시죠... 4살짜리 치고는 훌륭하지 않습니까^^;
색깔도 여러색을 혼합한게 정말 인상적입니다. ==> (공룡이 달라졌어요: http://sohocafe.tistory.com/45)




쉴만한곳이 없어서 주차를 해두었던 교회로 가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교회종탑입니다^^
아이들이 보자마자 달려들어 줄을 잡아당기더라구요...
사실 저도 노틀담의 곱추처럼 신나게 종을 울려데고 싶었지만... 눈치보느라... 마음뿐이었지만...
역시 아이들은 즉각적이네요... 덕분에 경캐한 종소리... 실컷들었네요... 어렸을적에 듣던 그 소리와 똑같더군요!!




다시 공연을 보러 행사장으로 향했지만...
출출하기도 하고 공연이 시작하기까지 좀더 기다려야 했기에 행사장으로 오다가 보였던 정자에서 파전과 막걸리를 사다가 먹기로 했습니다. 파전도 맛있었고... 참다못해 한잔 마신 막걸리(집에 오자마자 다 마셨는데 찹쌀 막걸리 정말 맛좋더군요^^)...
내친김에 근처 슈퍼에서 라면을 사다가 먹었습니다. 그 슈퍼 대박이던걸요^^

그러는 사이에 날이 저물고...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져 드디어 반디맞이 축제의 하일라이트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어딘지 모르지만 길고 긴 행렬을 따라 몸을 맡기고 반딧불이를 보게될거라는 설레임으로 종종걸음을 이어갔습니다.
문득 "꽃들에게 희망을" 에서의 애벌레가 된 느낌이더군요...


한참을 가다보니...
경사가 제법 높은 언덕배기를 오르게 되어 아내와 잠든 딸래미는 밑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성연이를 유모차에 태워 오르게 되었습니다. 가다보니 묘지가 하나... 둘... 셋... 어라... 여기 공동묘지인가보다...
(그러고 보니 반딧불이는 묘지에서 많이 볼수 있어서 종종 도깨비불로 착각하게 한다는 얘기가 떠오르더군요...)

이젠 불빛도 거의 보이지 않고... 보름달만이 갈길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그런데... 저쪽에서 와... 하는 탄성이 들리면서 누군가 반딧불이다 라고 외치자 그쪽으로 시선들이 모였습니다.

그쪽엔...
반딧불이 발톱의 떼만한 불빛 4개가 마치 UFO가 유영을 하듯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며 사람들의 넋을 빼고 있었습니다
...-,.ㅡ;





이게 바로 반딧불이!!
이렇게 총 10마리를 본셈 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혹여 좀더 많이 볼수 있겠지 하며 더 오르는 행렬을 뒤로 하고... 성연이와 저는 쿨~하게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실망감인지... 허탈감인지... 아님 지친탓인지.... 넋이 빠진듯 말없이 내려가는 사람들...
하지만,
환하게 떠오른 보름달이 어느새 사람들의 표정을 밝게 비춰주고 있더군요...
게다가 성연이는 뭐가 그리 신났는지 반딧불이 축제 너무 재밌다고... 아빠 내일 또오자며... 연신 흥분된 목소리를 내더군요;;

역시 아이들이 보는 즐거움은 다른데 있는가봐요...^^;

개인적으로는 실망만 남고 지친 하루였지만...
성연이가 재밌었다는 한마디에 저도 그런셈 치기로 했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은 반딧불이를 볼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